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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얼떨결에 문과가 카이스트 입학까지 했습니다

제 커리어 초반부에는 급커브 구간이 있습니다.

 

2013-2014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4학기 재학 중 자퇴

2015 한양대 정보시스템학과 입학

2018 조기졸업. 딥러닝(비전) 기반의 연구 주제로 카이스트 석사 과정 입학

2020~ 석사 졸업. 석사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 회사 중, 가장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입사

 

학교 잘 다니다가 자퇴를 한건데요. 큰 뜻이 있어서 자퇴를 한 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한번쯤 겪는 전공에 대한 현타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는 자퇴를 했습니다. 하하

 


 

중앙대 시절의 저는 그냥저냥 학교 다니면서 시험 공부와 팀플하고, 남들 따라서 대외활동도 이것저것 찍먹해보고, 방학엔 알바랑 여행 다니는 전형적인 대학생이었습니다. 전공에 대한 재미도 없으니 학과 공부도 '졸업 학점 B+ 목표! 딱 남들 하는만큼만 하자!' 라는 마인드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교양 수업에서 빅데이터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빅데이터하면 되게 옛날 느낌나는데... 그 당시 이야기를 살짝 해보면, 빅데이터의 3V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교양, 전공 문제는 대학생들의 시험 점수를 깍아먹는 킬러 문제였습니다.

 

아무튼! 처음으로 교수님, 선배, 팀원들이 시켜서 찾아보거나 공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개념을 타고 타고 들어가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둡, 스파크 등의 개념도 알게 되었고, 마지막에는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는 머신러닝이라는 분야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맵 리듀스가 뭔지, 분산 시스템이 뭘 분산시킨다는건지,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에서 가지치기는 뭘 가지를 친다는건지... 당최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기 정말 어려웠지만, 꾸역꾸역 구글링을 해가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제가 대학 생활에서 배우는 것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려준 순간이었고, 저는 이때 자퇴를 확실히 결심합니다.

 

지금 시대와는 다르게, 취직에 대한 걱정으로 전공을 변경한 것은 아닙니다. 놀랍게도 2013년, 2014년의 선배들은 취직을 너무나 잘 하고 계셨고, 지금처럼 문과의 취업난이 통계적으로 가시화되지도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오히려 경영대에서 공대에게 '너는 지방으로 취직할텐데 어쩌냐 ㅋㅋㅋㅋㅋ' 라고 놀리는 문화가 남아있었습니다. 실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제 전공이 너무나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련없이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학 후 정신없이 학교를 다녔고, 제가 몸담고 싶었던 분야인 딥러닝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원 진학이 필수라고 생각해 석사 과정까지 스트레이트로 다닙니다. 그리고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 중, 가장 오퍼가 좋은 곳으로 입사를 하여 현재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입사를 하고 심적으로 여유가 생겨 컴퓨터와 책에서 고개를 들고 정신을 차려보니, 문과의 취직률은 미쳐돌아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문과가 강세인 금융권조차 Digital Transformation을 외치며 IT직군 위주로 채용을 진행하고, 생산 공장 또한 스마트 팩토리를 지향하기 시작하며 딥러닝 연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실화인가요

 

 

저는 그냥 전공이 재미없어서 자퇴를 한건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시대를 앞서본 선지자(?)가 되어 있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공과 커리어를 얼떨결에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인들에게 대학원 진학에 관한 상담, 전과에 대한 상담을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받았던 질문들과 저의 대답들,

그 분들의 대학원 진학 준비를 도와드리면서 가르쳐드린 대학원 준비 방법들,

비전공자의 시야에서 쉽게 풀어쓴 기초 수학, 머신러닝/딥러닝 등의 공학 지식들,

커리어 전환을 성공적으로 도와드린 지인들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써나가려고 합니다.

 

타 직군으로 커리어 변경을 위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직장인분들과

IT 업계로 취직하기 위해 전공 변경이나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대학생분들이 제 블로그를 보셨을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